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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 단독 출시…4개 5천원
글쓴이 일렉트로 날짜 2018.05.10 12:27 조회 수 30

수입맥주 전성시대, 국산맥주 매출 넘어…편의점·마트 '수입맥주 행사'
주류업체 "세금 역차별에 마케팅활동도 규제…그냥 망하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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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수입맥주 4캔에 1만원도 버거운데, 올해 8000원대로 떨어지더니 하다하다 이젠 5000원 시대가 됐네요. 국내 맥주산업은 망해도 된다 이건가요?"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가 않나봅니다. 국내 맥주사업의 도약을 위해선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규제환경이 만들어져야합니다. 이런 역차별은 있을 수가 없어요. 소비자들이 '가격'을 이유로 수입맥주만 찾는데 뭘 할 수 있나요?"

올해 들어 수입맥주의 가격파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4캔에 1만원에 팔리며 국산맥주를 위협했지만 올해 들어 대형마트에서 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이젠 편의점에서 4캔에 5000원에 팔리는 지경(?)까지 왔다. 국산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맥주업계에 위기감이 커지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스페인 정통 필스너 맥주인 '버지미스터 (500㎖)'를 출시하고 4캔에 5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행사에 돌입했다. 수입맥주는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보편화되고 기호에 따라 차별화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즐기려는 주류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그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앞세운 편의점의 '4캔에 1만원' 행사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세븐일레븐은 뛰어난 가성비와 맛을 자랑하는 수입맥주 '버지미스터'를 단독으로 선보이게 됐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14년 20%대 후반이던 수입맥주의 매출 비중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 50%대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56.4%를 기록하는 등 국산맥주를 밀어내고 수입맥주가 주력 주류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추상훈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상품기획자)는 "변화하는 주류 문화와 다양해지는 입맛, 거기에 가성비까지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버지미스터는 이러한 소비자의 입맛과 소비 트렌드를 모두 만족시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의 수입맥주 행사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국산맥주 업체들은 수입맥주가 과세표준 차이로 국산맥주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국산맥주는 도저히 이 가격을 따라올 수 없다는 '역차별'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국산맥주도 규제를 받지 않으면 이 같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제대로 된 승부를 겨뤄볼 수 있다는 뜻이다.
0004235561_002_20180510094413696.jpg?typ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진행됐던 수입맥주 행사.

수입 맥주에는 수입신고가격에 관세가 붙은 원가에 72%의 주세가 붙는다. 국산 맥주의 제조원가에는 판매관리비, 영업비, 제조사 이윤 등이 포함돼 있지만, 수입가격에는 국내 판매관리비와 이윤이 포함돼 있지 않다. 수입업체가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세금을 적게 부담하고 유통 과정에서 가격을 올려 팔 수 있는 구조다.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업체가 이후에 이윤을 얼마를 붙이던 제품에 붙는 세금은 달라지지 않는데, 수입원가가 1000원인 제품을 2000원에 팔든, 5000원에 팔든 수입업체 재량에 달렸다"며 "판매가를 부풀린 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수입맥주 반값 할인판매가 기승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수입 맥주는 저렴한 가격과 다양성을 앞세워 국내 맥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특히 최근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홈술' 문화가 확대되면서 수입 맥주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요 편의점에서는 이미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0004235561_003_20180510094413714.jpg?typ서울의 한 롯데마트 매장에서 진행됐던 수입맥주 행사.

게다가 국산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세금 부담이 크고 마케팅 활동에도 규제를 적용받는다. 국산맥주는 국세청의 '주류거래질서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라 거래금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을 제공하거나 가격을 할인할 수 없다. 구입가격 이하 소매판매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수입맥주도 이 고시 규제를 받지만 판매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만큼 정부로부터 사실상 가격통제를 받는 국산맥주에 비해 경품이나 할인등 등 마케팅활동에 있어 훨씬 자유롭다. 반면 국산맥주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35년만에 기업의 '소비자현상경품' 한도를 완전히 폐지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국세청이 현행 고시를 유지키로 하면서 여전히 마케팅 활동 규제를 받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사실상 수입가격은 확인이 어렵고 수입업체가 정하기 나름이다"며 "반면 국산맥주는 모든 거래 과정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 사실상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결국 정부가 국산맥주는 발전을 안해도 된다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주류업체들이 국산맥주의 품질 발전에 집중하기 보다 수익이 많이 남는 수입맥주의 판매 비율을 더 높이기 위해 수입맥주 라인을 확대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오비맥주가 러시아 월드컵 한정판 '카스'를 미국에서 수입해 기존 카스보다 12% 싸게 파는 것을 지적하면서 "오비맥주의 미국산 카스 수입만 봐도 국산 카스의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국내에 있는 해외 기업은 생산지를 국내에서 해외로 돌려 역수입하는 것이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에 그런 추세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국내 맥주 제조업이 위축되며 일자리까지 감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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